"싱글 인 서울"은 1인가구의 시대 싱글 라이프에 대한 다채로운 시선을 담아내며 외로움에 얼룩진 현대인들의 마음을 보듬을 현실 공감 로맨스 영화입니다. 2023년 11월 개봉작으로 박범수 감독 작품이며, 출연진으로는 이동욱, 임수정, 이솜, 장현성, 김지영, 이미도, 이상희 등이 있습니다.
1. 줄거리 : 싱글라이프 신봉자와 대한민국 최고의 금사빠
대영학원 1타 논술강사 영호(이동욱)는 자기주장이 조금 강하지만 논리 정연한 이목구비에 밀당 멘트까지 모두 갖춘 한마디로 매력 제대로 터지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와 사랑에 빠진 싱글라이프 신봉자이고, 그리하여 연애와 담쌓고 살고 있습니다. 한편 현진(임수정)은 출판사 편집장으로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를 싱글라이프 에세이 프로젝트 작가로 영입하려고 합니다. 그때 뒷골 싸늘한 차갑고 인간미 없는 아우라로 저승사자처럼 등장한 영호, 왠지 둘의 첫 만남은 그리 순탄해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그녀에겐 비빌 언덕이 있었으니 두 사람은 대학 동문이라 학연으로 그리 쉽지 않아 보이던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성사됩니다. 이제 계약서도 찍었으니, 현진은 영호에게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그런데 현진의 차는 그야말로 난장판입니다.
사실 일상이 썸싱 스페셜인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금사빠였으니, 요즘 그녀가 푹 빠진 남자는 바로 담당 출판사의 북마스터인 선우(윤계상:우정출연)였습니다. 김칫국 시원하게 마시는 게 전공인 현진은 선우에게 서점의 기념품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그냥 선물인 거 같은데 무슨 백일기념 선물 받은 듯 마냥 설레발치는 연애 생초보 현진은 과감하게 사고 아닌 사고를 치게 됩니다.
그날 밤 영호는 "지금 혼자 살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싱글 달인 가라사대 타인은 지옥"이라는 인생철학을 담은 원고작업에 돌입하고 솔로 찬양서 가까운 극단적인 원고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느낀 현진은 영호에게 첫사랑에 관련된 내용을 써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진은 집 보러 가야 한다며 회의 시간을 미루자고 합니다. 현진에 대한 캐릭터 분석을 다 끝낸 영호는 왠지 걱정이 앞섭니다. 비루한 연애사만큼이나 일상생활에 대해 슬기롭지 못한 현진은 역시나 중개인 말리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영호가 나타나 허당기 넘치는 현진 대신 그간의 자취생활 노하우를 총동원해 가며 꼼꼼하게 집을 살펴 줍니다.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허점 투성이의 그녀가 언젠가부터 달라 보이기 시작한 건 표지에 디자인을 정하는 회의 날이었습니다. 그간에 어리바리함은 온데간데없이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일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또 다른 현진의 모습에 영호는 호감을 느끼며 두 사람은 어느새 한층 가까워져 보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의 매듭이 한순간 풀려버린 건 그저 술기운 때문인 걸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지금 이 감정을 따라가려던 순간, 눈치 없는 동료의 방해 아닌 방해로 두 사람의 첫 키스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싱글남녀에 프로젝트의 여성작가이자, 베일에 싸인 인기작가인 홍 작가의 원고까지 모아지며 싱글 라이프 에세이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현진은 원고 교정 중 영호의 글에서 홍 작가의 글이 보인다는 출판사 막내의 말이 신경 쓰입니다.
마침 출판사에서 마주한 홍작가와 영호는 모르는 사람에 봐도 둘 사이엔 무언가 비밀이 있는 듯 보입니다. 사실 과거 연인 사이였던 두 사람, 영호가 싱글 라이프를 선택한 것도 홍 작가와의 이별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입니다. 급기야 출판 거부를 선언하는 영호와 일과 사랑 모두 쪽박 위기에 놓인 현진, 과연 두 사람은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2. 캐릭터 분석과 캐스팅 비화
현진과 영호를 둘러싸고 등장할 다양한 캐릭터들, 싱글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으로 관객에게 공감을 전한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인간적인 매력과 사랑스러움을 지닌 캐릭터들을 통해 "'나 같다'라고 생각하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란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한 배우 임수정과 "캐릭터마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다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을 것"이라 덧붙인 이동욱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하고 있습니다.
포스터 속 투샷만으로 대리 설렘을 전하는 임수정과 이동욱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헤어진 연인을 연기했던 두 배우는 짧은 분량으로 등장했지만 시청자들 사이 폭발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는데요. 이 드라마를 본 뒤 두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박범수 감독은 두 사람의 로맨스를 계속 보고 싶었고 두 배우의 조합이 궁금해 임수정 이동욱 배우를 캐스팅했다는 특별한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장인 이동욱과 임수정이 선보이는 플러팅 케미를 마음껏 만날 수 있을 이번 작품에서 상극에 놓여 있던 두 사람이 점차 서로에게 스며드는 그 전개 과정에서 관객에게 따스한 설렘을 전할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들과 함께 이름만 봐도 든든한 출연자들이 함께한다는 사실, 로맨스 소설계 베스트셀러 작가 홍 작가를 연기한 이송부터, 출판사 대표 진표를 연기한 장현성, 책방주인 경화역 김지영, 출판사의 분위기 메이커 윤정을 연기한 이미도와 눈치제로 막내 병수를 연기한 이상희, 책 보다 회식을 더 좋아하는 디자이너 예리를 연기한 지이수까지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싱글들로 살아가는 개성만점 캐릭터들을 탄생시켜 서사를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3. 결말과 리뷰 : 혼자여서 괜찮지만 혼자이긴 싫은 이유
영화의 결말은 여타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들처럼 열린 결말로 보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출간된 책은 결과가 좋지 않고, 홍작가는 바로셀로나로 돌아갑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영호와 현진은 현진의 출간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달콤한 만남을 예견하며,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보는 재미를 더할 또 하나의 주인공은 제목에도 등장한 그 이름, 바로 서울입니다. 역동적인 모습과 변하지 않는 모습이 공존하는 도시 서울, 다채로운 감성을 지닌 서울은 극 중 모든 캐릭터들의 모습을 담아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익숙한 서울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싱글 인 서울"에 대해 박범수 감독은 "우리가 보는 서울은 매일 똑같지만 [싱글 인 서울] 속 서울은 다른 시각으로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서울의 로맨틱한 모습을 담아냈다"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습니다. 혼자가 좋지만 연애는 하고 싶은 두 남녀의 싱글 라이프 따뜻한 감성과 유쾌한 스토리 그 모두를 품은 로맨스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싱글 인 서울"은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세 명 중 한 명이 1인 가구로 살아가는 한국의 싱글 라이프를 그린 영화는 낮부터 밤까지 매시간 다른 빛깔을 선보이는 서울의 풍광을 다각도로 촬영하며, 차갑고도 따뜻한 도시의 두 가지 얼굴을 포착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위 혼밥, 혼술, 혼영, 등의 용어로 대표되는 1인 가구의 생활 방식을 묘사하며 혼자가 마음 편한 도시인의 일면을 영호라는 캐릭터가 대변해 주는 한편 그와 상반되는 현진과의 만남을 통해 혼자 있고 싶으면서 같이 있고 싶고 고독은 좋지만 외로운 건 싫은, 종잡을 수 없는 모순된 마음을 공감 어리게 녹여 내리고 있습니다. 혼자여서 괜찮지만 언제나 혼자이긴 싫은 도시남녀의 서툰 사랑이 서울의 야경 속에 빛을 더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작비는 60~70억원, 손익분기점은 130만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객수는 40만명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입니다. 관람객 평점은 네이버 기준 7.6/10 정도이고, 다음 기준 3.1/5.0 으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2024년 2월 25일 현재 넷플릭스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합니다. 이상으로 영화 " 싱글 인 서울 " 대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